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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Room

초생달

AziMong 2004. 8. 19. 01:38

초생달


                       詩 아지몽                       

 

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물안개 피어 야생화 하나 얼굴을 내민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자태에 눈이 부시다.
나도 눈을 가졌구나.
보잘 것 없는 눈을 가졌구나.
눈으로 향기를 보려 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귀로 너의 향기를 담으려면 얼마나 더 살아야할까.
구름에 기대어 나도 잎을 흔드는 나무일까보다.
타고르의 초생달에 나오는 아이의 얼굴이 그와 같을까.
이슬같은 향기를 담을 수 있는 그런 얼굴일까.
나는 물결이 되고, 엄마는 이상한 바위가 되는
그래서 나는 구르고 구르고 굴러서
엄마 무릎 위에 부서지는 거라던 그 아이의 얼굴일까.
나도 오늘은 어리석음을 감추고 초생달처럼 숨고싶다.

 

P.S 타고르의 초생달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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