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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수상실적·봉사시간…” 고교생도 ‘스펙’에 목맨다 본문
“어학·수상실적·봉사시간…” 고교생도 ‘스펙’에 목맨다
“학생기록부 ‘한 줄’ 기록 위해 스펙쌓기”
컨설팅업체 급증…“장기 계획 필요” 초등생 학부모에까지 홍보
경향신문 | 경향닷컴 이성희기자 | 입력 2009.08.28 12:00 | 수정 2009.08.28 14:13 | 누가 봤을까? 10대 남성, 전라
"학급회장 2번·부회장 1번, 봉사시간 230시간, 모의UN대회 참여, 텝스 700점. 제 스펙 어떤가요?"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뜻하는 '스펙(Specification)'. 이러한 '스펙'을 관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들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고등학생들도 어학이나 입상실적,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경험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임모양(16)은 "토론대회라면 무조건 참석하는 친구도 있다"며 "선생님들도 '○○대회에 참가하면 학생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넣을 수 있어 좋지 않느냐'고 말한다"며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학생회 임원이나 교내 동아리 회원을 모집할 때도 일부러 '학생부 기록 등재' 사실을 밝힌다며 "내가 학생회 부회장을 맡은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고3 학생들은 지난 여름방학에는 스펙을 쌓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수시모집을 앞두고 있는 데다 각종 모의대회와 캠프 등이 방학기간에 몰려있기 때문이었다. 이모군(17)은 "지난 7월 말에는 3개의 모의대회가 겹쳐있었다"며 "검증되지 않은 대회에 비싼 참가비를 내면서 쫓아다니는 것은 경력 채우기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도 정신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양은 "몇 개 대회에 참가할까 생각하다 참가비가 비싸 포기했다. 대신 교내 토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친구들 중에는 사설학원에서 주선해 자메이카 등으로 해외봉사캠프를 다녀온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펙을 평가해준다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봉사능력과 학업능력, 리더쉽 능력 등을 직접 기재하면 다른 학생들이 이를 평가한다. ⓒ경향닷컴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신의 스펙을 평가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입시 관련 커뮤니티에는 '스펙 평가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이 '공식적인 언어인증 시험 급수가 있으면 더 좋아요' '스펙이 관련전공과 연관이 없네요' 등의 댓글을 남긴다. 입학사정관제를 함께 준비하는 모임도 있을 정도다.
스펙을 평가하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자신의 ▲학업능력 ▲리더쉽 능력 ▲봉사능력 ▲문제해결 능력 ▲국제화 능력 등을 공개하면 다른 학생들이 이를 점수화하는 것. 사이트 초기화면에 '공정성과 합리적 판단이 배제돼 있고 공인된 결과가 아니다'는 공지가 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계속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컨설팅 업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ㄱ컨설팅업체에 따르면, 하루 평균 7~8건의 상담전화가 온다. 대부분 학부모들로 '이런이런 스펙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 1시간에 30만원, 10번에 360만원 등 비싼 컨설팅 비용을 받는 업체들도 있지만 학부모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컨설팅업체나 학원에서 진행하는 '입학사정관이란 무엇인가' '포트폴리오 작성법' 설명회에도 관심이 많다. 초·중생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업체들은 "한 학생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일"이라며 초등학생 때부터 장기적인 스펙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컨설턴트는 "지난 2월 입학사정관제를 키워드로 한 광고가 2개에 불과했는데 5월 이후 급증했다"며 "솔직히 사교육시장에서는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47)는 "스펙관리에 드는 돈이 장난이 아니다"면서 "수능만 대비할 수도, 내신만 준비할 수도 없다. 비교과 영역이 더 우선시될지 모르니 이것저것 악착같이 하며 도박을 하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될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송한웅 수석부회장은 "다양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 기다리던 입학사정관제가 졸속으로 추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제대로 준비돼 있지 못하면 사교육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뿐"이라며 "입학사정관제의 확대에 앞서 적용기준과 선발결과 공개, 교육과정에서의 다양성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뜻하는 '스펙(Specification)'. 이러한 '스펙'을 관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들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고등학생들도 어학이나 입상실적,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경험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고3 학생들은 지난 여름방학에는 스펙을 쌓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수시모집을 앞두고 있는 데다 각종 모의대회와 캠프 등이 방학기간에 몰려있기 때문이었다. 이모군(17)은 "지난 7월 말에는 3개의 모의대회가 겹쳐있었다"며 "검증되지 않은 대회에 비싼 참가비를 내면서 쫓아다니는 것은 경력 채우기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도 정신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양은 "몇 개 대회에 참가할까 생각하다 참가비가 비싸 포기했다. 대신 교내 토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며 "친구들 중에는 사설학원에서 주선해 자메이카 등으로 해외봉사캠프를 다녀온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신의 스펙을 평가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입시 관련 커뮤니티에는 '스펙 평가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이 '공식적인 언어인증 시험 급수가 있으면 더 좋아요' '스펙이 관련전공과 연관이 없네요' 등의 댓글을 남긴다. 입학사정관제를 함께 준비하는 모임도 있을 정도다.
스펙을 평가하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자신의 ▲학업능력 ▲리더쉽 능력 ▲봉사능력 ▲문제해결 능력 ▲국제화 능력 등을 공개하면 다른 학생들이 이를 점수화하는 것. 사이트 초기화면에 '공정성과 합리적 판단이 배제돼 있고 공인된 결과가 아니다'는 공지가 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계속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컨설팅 업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ㄱ컨설팅업체에 따르면, 하루 평균 7~8건의 상담전화가 온다. 대부분 학부모들로 '이런이런 스펙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 1시간에 30만원, 10번에 360만원 등 비싼 컨설팅 비용을 받는 업체들도 있지만 학부모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컨설팅업체나 학원에서 진행하는 '입학사정관이란 무엇인가' '포트폴리오 작성법' 설명회에도 관심이 많다. 초·중생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업체들은 "한 학생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일"이라며 초등학생 때부터 장기적인 스펙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컨설턴트는 "지난 2월 입학사정관제를 키워드로 한 광고가 2개에 불과했는데 5월 이후 급증했다"며 "솔직히 사교육시장에서는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47)는 "스펙관리에 드는 돈이 장난이 아니다"면서 "수능만 대비할 수도, 내신만 준비할 수도 없다. 비교과 영역이 더 우선시될지 모르니 이것저것 악착같이 하며 도박을 하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될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송한웅 수석부회장은 "다양한 학생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 기다리던 입학사정관제가 졸속으로 추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제대로 준비돼 있지 못하면 사교육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뿐"이라며 "입학사정관제의 확대에 앞서 적용기준과 선발결과 공개, 교육과정에서의 다양성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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