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0대 남성이 가장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준 친구의 생명을 구한 뒤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김모씨(56)가 지게차에 깔린 50년 지기 친구 이모씨(56)를 구하고 자신은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36분께 광주 남구 이장동 비닐하우스에서 개를 돌보던 중 친구 이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지게차가 논에 빠질 것 같다. 빨리 와서 도와 달라"는 다급한 이씨의 목소리를 들은 김씨는 곧바로 콤바인을 몰고 20m 정도 떨어진 현장으로 달려갔다.
10여 년 전 이혼에 이어 당뇨 합병증까지 얻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고향을 찾은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고 그것도 모자라 땅을 내줘 개를 키울 수 있게 도와준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김씨는 이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들의 운명은 여기서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김씨는 곧바로 화물차에서 사용하는 밧줄을 이용해 이씨의 지게차에 연결하고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김씨의 노력에도 불구, 지게차는 중심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고 차량의 상태를 지켜보던 이씨를 덮쳐버렸다.
김씨는 갑작스런 사고로 의식을 잃어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트랙터까지 동원해 지게차를 들어 올렸고 마지막 남은 힘마저 소진하며 이씨를 끌어냈다. 그리고 김씨는 이씨를 끌어안은 채 정신을 잃었고 그대로 숨을 거뒀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다른 친구에 의해 남구 모 병원으로 옮겨져 눈을 뜬 이씨는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 김씨를 찾았지만 "지하에 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당뇨로 혈압이 좋지 않았던 김씨가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사용해 돌연사한 것 같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숨진 김씨는 이날 낮 12시 광주 북구 모 화장터에서 마지막 장례를 치른다.
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죽음과 맞바꾼 50대 남성의 '마지막 우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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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10-09-10 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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