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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Room

봄의 꿈(春夢)

AziMong 2005. 12. 24. 08:45

봄의 꿈(春夢)

 

 

                                       시 아지몽

 

 


봄 한 낮,
쓸쓸한 마음 하나 여행을 떠난다.
가지 끝에 봄꽃이 지고 마지막 꽃잎들이 가지를 흔들며
바람이 저 빈 들녘을 향해 손을 젖는다.
손을 내밀면 닿을듯 하던 빈 하늘은
잠시 구름을 물가에 내려놓고
바람은 그 물결 위를 가만가만 걸어 갔었다.
작은 인연과 인연이 마주칠때는
초가 마을이며 논두렁이며 바람, 작은 삽살개까지도
소리없이 마을 한복판에서 그처럼 졸고 있었다.
게으르게 시간이 줄을 타고 내려와
마을 뒷길까지 마중하다가
황소 한마리 여기까지 무거운 마음을 실고 왔다.
그러다 내 인연도 이 길 끝까지 따라 나왔다.
무거워서 가난한 사람, 내려놓을 수 없어 슬픈 사람,
봄 하늘에 문질러보면 아직

은은한 아카시아 향기로 대답할 수 있을까?
붉은 노을처럼 하나 하나 산마루에 잠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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