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아지몽의 어느날의 서간 중에서 본문
차츰 철이들면서 나는 오만이란 놈을
순수한 의식의 심연으로부터 털어 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것은 창조의 순간을 위한
열정만큼이나 어렵고 고통스런 작업이었다.
하늘과 대지와 바람 사이에 나는 무엇으로
나타내 드리워져 있는 것일까.
우리들의 만남이라는 인연은 허탈하고 매몰차게
파고드는 철저한 소외감이었다.
음흉스런 숲과 해맑은 새의 목소리같기도 하고
끊임없이 골목길을 쓸고 다니는 구두 발소리 같은 것,
인간의 물결이 나를 용서하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니라
어두운 나의 흔적들을 더듬고 다니는 질책의 감정들이
사랑에 있어서 고립의 깃발을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다.
- 아지몽의 어느날의 서간 중에서
토끼를 다 잡으면 양견(良犬)도 천대를 받고
높이 날으는 새를 다 잡으면 양궁(良弓)도 광 속에 버려진다.
-항 우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 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삶에 있어 지극한 사랑을 다하지 못한
그 부끄러운 삶을 우리는 두려워해야 합니다.
죽음은 늘 친구처럼 곁에 붙어 다닙니다.
죽음 자체가 비극이 아니라, 영속한 삶을 지속케 하는
사랑을 소유하지 못한 죽음이 비극인 것입니다.
- 아지몽의 어느날의 서간 중에서
도척(盜蹠)위 개가 요제를 보고 짖음은
요제가 결코 불인(不仁)해서가 아닙니다.
개는 그 천성이 자기 주인이 아니면
무턱대고 짖어대는 까닭입니다.
-괴 통 (항우의 신하)
'Writer's Roo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 책가방2 (0) | 2004.06.13 |
---|---|
빨간 책가방 (0) | 2004.06.11 |
짧은 생각, 긴 여운 (0) | 2004.06.09 |
1:1문화와 중계문화 (0) | 2004.06.08 |
시련이 있을 때 (0) | 2004.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