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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Room

미류나무에 걸려있는 것은

AziMong 2004. 6. 25. 13:07

  

미류나무에 걸려있는 것은


 

                                      詩 아지몽

 

 

미류나무에 걸려있는 것은
솜털같은 하얀 구름만 있는 건 아닙니다.

미류나무에 걸려있는 것은
눈부시게 푸른 하늘만 있는 건 아닙니다.


논둑길을 따라
조무라기들이 뛰어놀던 좁다란 길가에서

미류나무는
긴 그림자를 땅 위에 눕히면서
아이들의 해맑은 꿈도 걸어 놓았습니다.


한여름의 마른 바람이 스쳐가는
들녁에 작은 야외음악당을 펼쳐놓고
매아미와 농부와 아이들은
미류나무 아래서
자연이 그려놓은 한폭의 맑은 그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왜 뻐꾸기가
시간의 문을 여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왜 저 하늘끝에 은빛비행기가
새가 아닌지를 알지 못합니다.

미류나무에는 화사한 꽃이 걸여있지 않지만
꺄르르 미소짓은 아이들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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