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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있는 뿌리깊은 이야기
아지몽의 시학 단상 詩 아지몽 시는 동전 한잎으로 자동판매기에서 꺼낸 규격화된 낯익은 물건이 아니다. 시는 공기가 다 빠져나간 고무풍선처럼 탄력을 잃어버린 언어가 아니다. 시는 수학시간에 풀다 포기한 어려운 사차원의 고난도 방정식도, 순박한 언어에 끼어든 한자처럼 낯선 이방인도 아니며..
숲이 나에게 글 아지몽 들어오렴,피곤한 몸 떨어지는 잎사귀에 내려놓고 입은 꼭 다물고, 그리고 천천히 내 몸에서 나는 향기를 맡아보렴. 내 몸에서 나오는 가을향기는 봄처럼 화려하진 않지. 그렇지. 은은한 바람 속에 그윽한 이 향기가 무슨 향기인지 맞춰보렴. 조심스럽지 않아도 괜쟎아. 그럼 괜..
가을나무와 아이의 세상 글 아지몽 참나무와 도토리 나무들이 내민 손바닥들이 서로의 몸을 간지럽히는 좁은 언덕길에는 가랑잎들도 갸르르 웃으며 뒹굴고 있다. 하늘로 터진 황갈색 나뭇잎 터널이 보인다. 이제 우리의 눈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온종일 누군가 놀다간 흔적, 하지만 움직이지 ..
생각의 단편 글 아지몽 여기저기 흩날리는 낙엽처럼 게시판은 이제 온통 가을얘기다. 창문 너머로 보는 계절에는 가을이 없다. 빌딩숲같은 내 마음의 거울이 있을 뿐이다. 창문 너머 나라엔 너와 내가 견고하게 서있을 뿐이다. 문명의 편리함에 안주한채, 정신적 황폐함에 길들여진채. 가끔 거울 속에..
눈물여행 백과사전적 눈물은 너무나 삭막하다. 육상에 사는 척추동물의 누선(淚腺)에서 나오는 분비액. 그나마 좀 위안이 되는 것은 눈물이 각막과 결막을 적셔서 이물을 씻어내고 동시에 각막 상피에 포도당과 산소를 공급해서일까? 이산화탄소 등 그 밖의 노폐물을 받아내고, 용균성(溶菌性) 효소인 ..